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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 사자굴에 던져진 다니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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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숨쉬기
<사자굴에 던져진 다니엘>(소묘, 1652년)
평소대로 다니엘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하나님께 자신의 간구를 감사함으로 아뢰었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분위기가 험악했다. 다리오왕 이외에 어떤 신이나 사람에게 간구하는 자는 사자굴에 던져넣는 법이 발효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법은 다니엘을 질시하던 벌레같은 권력의 야심가들이 다니엘을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제정된 악법이었다. 말하자면 다니엘을 잡기 위해 파놓은 함정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부당하게도 자기들보다 다니엘 선지자가 훌륭한 대우를 받는다고 불평을 늘어놓았고 타인의 복리 대신 자기의 권력을 열망한 탐욕스럽고 잔인하고 비뚤어진 성품의 소유자들이었다.
목숨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고도 다니엘은 하나님께 “전에 행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하나님께 감사하였다.”(단 6:10) 선지자는 정직하기 때문에 예배를 피하는 것보다 죽음의 길을 택할 것을 권력가들은 알았다. 굶주린 이리떼처럼 그들은 다니엘에게 달려들어 다니엘을 잔인하게 사자굴 속으로 던졌다.
이 그림은 하루가 지난 뒤 다니엘을 아끼던 다리오왕이 그를 찾아온 광경을 그린 것이다. 상단의 다리오왕은 근심어린 표정으로 얼굴을 삐쭉 내밀며 우리 위에서 아래쪽을 내려다본다. 사자굴에서도 다니엘은 건재하였다. 다니엘은 기도를 드리는 중이고 덩치가 큰 사자들은 다니엘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한 마리 사자는 다니엘 곁에서 얼굴을 비비며 애교를 부린다. 이만하면 사자는 포악한 짐승이 아니라 애완용 동물로 불릴만하다.
이를 지켜본 다리오왕은 다니엘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돌렸다. “그는 구원도 하시며 건져내기도 하시며 하늘에서든지 땅에서든지 이적과 기사를 행하시는 자로서 다니엘을 구원하여 사자의 입에서 벗어나게 하셨음이니라”(27절) 다니엘은 어려운 지경에서도 복음의 전달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렘브란트는 다니엘을 겸손과 경외로 하나님 앞에 나간 자, 언제나 예배자로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린 자로 소개하고 있다.
다니엘이 수많은 시련을 겪었듯이 렘브란트도 숱한 곤경과 환란을 눈물로 견디었다. 슬하의 아이들을 모두 잃어버리고 아내마저 세상을 떴으며 경제적으로 파탄을 맞았다. 젊은 시절처럼 그의 탁월성을 알아주는 사람도 적었다. 그렇지만 렘브란트는 여러 악조건에도 소중한 그 무엇을 품고 있었다. 그것은 가슴 밑바닥에서 우러나온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며 그 소중한 보물을 불굴의 인내를 갖고 지켜냈다. 그의 작품이 우리의 탄성을 자아내는 이유는 그림을 잘 그려서가 아니다. 사실 이 작품은 다른 유화나 대표작들에 비해 작품상으로 뒤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관심을 가는 이유, 그것은 렘브란트의 값진 신앙을 그림에서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니엘 선지자가 구원의 희망과 기대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힘든 여건 가운데서도 그림에서 보듯이 기도를 마치 숨쉬는 것처럼 생활 자체로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닐까.
-서성록 약력-
1957년생.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미학과 졸업, 동대학원 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미국 동서문화센터 연구원 그리고 뉴욕주립대(뉴펄츠)
교환교수, 그리고 <계간미술평단> 및 <선미술> 주간을 지냈다.
1985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당선하였고
2001년 월간미술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안동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주요 저서-
한국의 현대미술,우리 미술 100년 외 다수
출처 - artdigest - 렘브란트(2005.7.11) http://www.artdiges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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